용산철거민살인진압규탄



싸움 후기

일상의 기록 2009/04/27 18:32

오랜만의 블로깅이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동네 게시판 싸움에 끼어들어 지난주 개인적인 시간을 몽땅 날려버렸다. 블로깅은커녕 세미나 할 책도 제대로 못 읽었고 밀린 일을 하느라 밤을 꼴딱 새버리기도 했다. 아휴~ 이제 제발 싸움 좀 그만 했으면 좋겠다. 끼어들지 않으면 그만인데 뻔한 게 보이니 그러지 않을 수도 없다.

게시판 싸움에서 다시 확인한 건 법과 원칙은 많이 아는 자, 많이 동원하는 자를 위한 도구라는 점이다.
다수결에 대해 문득 든 생각 하나.
만일 지난 대선이 일주일의 실시간 공개 투표였다면 과연 이명박이 당선됐을까?
왜 다들 무언가를 그저 당연하다 할까?

민노당 미디어홍보팀에서 다중 아이디를 사용하여 조승수 후보 비방글을 썼다가 개쪽을 팔고 있다. 웃을 일이 아니다. 동네에서도 누군가 그 짓거리를 하고 발뺌 중이다. 스스로 사과할 기회를 주었으나 당황해서 뇌가 굳었는지 그럴 생각은 없고 발뺌할 생각뿐인가 보다. 지금이라도 사과한다면 다시 볼 수 있겠지만 누군가 내기를 하라면 사내 네트워크 구조상 몇 대의 PC가 동일 IP를 공유한다느니 따위의 글을 올린다는 데 걸겠다. 누군가 찌르지 않아도 자멸할 사람이다. 떠올려보면 그 사람을 처음 본 순간부터 경계했다. 나는 처음 만났을 때 지나치게 친절한 사람을 의심한다. 좋은 습관이라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그 때문에 실수한 경험은 없다.

싸우다 보면 한쪽 편을 들게 마련이다. 편을 들 의도였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의 편을 드는 셈이 되어 결국 편 가르기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무리짓기를 피하고자 노력한 걸로 만족한다. 중립은 어렵지만 중용은 지키고자 했다. 지난 주말, 내가 편든 쪽의 술자리 초청도 사양했다. 그들이 축배를 들만큼 유치한 사람들이 아님을 안다. 하지만, 아직은 내가 불편하다. 게시판 관리자인 걸 어쩌겠나.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이 나쁘지만은 않다.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라 상관 없다. 열기가 식는 대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이런 싸움에 참여할 때마다 친한 사람은 적어진다. 맹렬한 사람을 배척하는 건 본성에 가깝다. 지금은 내가 좋아도 다음엔 내가 싫어지겠지. 다른 편에 있어도 서로 응원하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적과 아군의 구분이 모호한 오늘날, 그런 사람을 동지라 부를 수 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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