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의 철학 2부 - 반폭력의 지평
1장 안전 - 공포와 폭력
공포는 원초적인 감정이다. 위험을 예측하여 회피함으로써 생존을 보장하는 기능이란 측면에서 공포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물에게 긍정적이다.
문제는 비정상의 공포가 과잉 되는데 있다. 이럴 경우, 힘의 역학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쪽으로 하여금 오히려 포위된듯한 위험을 느끼도록 하는 기이한 현상, '공포의 전위'로 이어질 수 있다.
'공포의 전위'를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는 리비도 경제에서 비롯한 성적 열등감이다. 성에 대한 상대의 지배력을 과장하여 스스로 성적 긴장 상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현상을 낳는다. 2008년 부산아시안게임의 '북한 미녀 응원단'과 여간첩 원정화 사건에서 보여진 보수 언론의 과도한 경계와 관심집중도 이러한 리비도 경제에서 비롯하는 측면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히 적과 아군을 구분 짓는데 있지 않다. 적과 아군의 경계가 무너질 경우 더욱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테러리즘과 위생공포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상을 정의할 수 없는 공포는 막연함을 거쳐 불안으로 전락한다.
우리는 이미 신자유주의를 통해 이를 체감한다. 오늘날 돈에 대한 공포의 대다수는 ‘지금 돈을 소유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미래에 돈을 소유하지 못할까 봐’에 대한 불안이다.
2장 방어와 폭력
1. 배틀로열과 사회계약론
홉스에 따르면 죽음에 대한 공포와 죽음을 회피하고자 하는 정동이 법과 국가의 원천이다. 이 공포는 상호에 대한 공포이며 서로를 해칠 가능성에 대한 공포이다. 문제는 개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양도된 권력이 유기체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권력은 스스로를 강화하기 위해 공포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결국, 개인의 자유는 복종 당할 자유로 전락한다.
2. 적대성과 방어
토지와 노동수단 등은 방어할 무엇임과 동시에 방어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환경을 제공한다. 이 환경은 무기의 조달창고가 되어주기에 토지나 생산도구의 상실은 무장 해제와 법학적 정체성 상실을 가져온다. 결국, 적대성은 상대적 적대성에서 절대적 적대성으로 변화한다. 지켜야 할 무언가를 상실했기에 민중 스스로 군사계급으로 승격하고 총력전으로 통합된다.
팔레스타인의 환경이 이와 유사하다. 실제로 팔레스타인은 토지와 생산수단을 거의 상실한 상태이며 시민사회는 종말을 고했다. 공간과 시간을 상실한 팔레스타인에게 테러는 유일한 공격수단이다. 절대적 적대성의 심화는 반복, 강화되고 정치적 해결은 요원해진다.
환경을 상실한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시대에 따라 새롭게 등장하는 제2, 제3의 자연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지성’과 같은 생산도구들을 찾아내고 조직해야 한다. ‘무엇을 지킬 것인가’에 대한 담론 형성이 시급하다.
3. 자율로서의 직접행동
스팩터클과 도덕이란 측면에서 테러리즘과 비폭력주의는 궤를 같이한다. 비폭력은 단순히 폭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자치관리 사회로서 비폭력 상황을 스스로 구현하는 것’이어야 한다.
명박산성을 앞에 두고 대치한 상황이 단순한 비폭력이 아닌 비폭력 직접행동 이려면 충돌 상황에서 반폭력으로서의 폭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폭력은 본질적으로 비폭력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지 폭력투쟁과 동질의 것은 아니다. 활동의 영역을 전환시키는 움직임 속에 비폭력 직접행동이 위치한다. 직접행동은 직접활동이다.
이닥 세미나 발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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