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사IN 오바마 관련 기사에 팔레스타인 언급이 조금 있더군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침공한 이유는 미국의 유화정책을 대비해 일종의 시위를 하는 거라고요. '아, 그렇구나.'라고 넘어갈 수도 있죠. 하지만 사람 사는 곳에 미사일이 떨어지고 있는 걸요. 그곳 사람들은 어떤 심정일까요.



[국내도서] 팔레스타인
조 사코 (지은이), 함규진 (옮긴이) | 글논그림밭 | 2002년 9월
이 책은 만화책입니다. 저자이자 주인공인 '조 사코'가 팔레스타인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내용을 만화로 재구성했죠. 그림은 익숙하지도 사실적이지도 않아요. 예쁜 여자아이를 만났다고 씌어진 페이지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예쁜 여자아이는 보이지 않는 식이죠. 아줌마와 아가씨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그림이에요. 반면에 내용은 사실적입니다. 과장이 느껴지지 않아요. 오히려 시니컬한 편이라고 봐야겠네요. 아무래도 조 사코는 유머러스하고 시니컬한 사람일 듯해요.

팔레스타인은 식민지와 비슷한 상태입니다. 한반도의 일제강점기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그보다 심한 듯하네요. 일본의 경우 조선을 흡수하려는 동화정책을 사용한 반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택은 말살정책입니다. 결국은 모두 죽이거나 내쫓고 땅을 빼앗는 게 목표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은 극도의 불평등에 신음합니다. 경제적인 측면만 봐도 이스라엘과 경쟁할 수 있는 산업은 금지되어 있어요. 결국 농업이 다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음은 뻔합니다. 저런 상황에서도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게 신기해서 참담할 따름이죠.
팔레스타인 성인 남성이 인정받으려면 감옥에 다녀와야 한답니다. 우리나라에도 군대에 다녀와야 남자 취급을 받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언제든 팔레스타인 민족을 위해 죽을 각오가 되어 있어야 사람 취급을 받는 나라에요.
아무래도 그렇겠죠. 가족과 친구의 죽음을 보고 자란 사람들인데요. 뭔들 이상하겠어요.

흔히 테러는 나쁜 거라 하는데 그리 쉽게 단정할 수 있는 건가 싶어요. 오늘날 테러는 약자의 무력 저항을 지칭하는 단어로 변질됐는데 그렇다면 테러야말로 정당한 폭력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할 수 있는 게 그것 밖에 없는 걸요. 민간인을 대상으로 행하는 테러가 정당할 수 있겠냐겠지만 그 원인제공은 강대국의 약소국에 대한 민간인 학살이었죠. 그리고 이건 보복의 차원이 아니라 세상의 관심과 지원이 사라지며 자신의 집단이 일방적으로 말살되는 걸 막기 위한 선택이라 볼 수도 있어요. 생각할수록 처절합니다.

이스라엘에게 팔레스타인은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어요. 값싼 노동력 제공처라는 의미와 이스라엘 내부 단결을 위한 적당한 적이라는 의미가 떠오르네요. 사람으로 바라볼거란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ps. 만화책이지만 워낙 글씨가 많아서 페이지를 빨리 넘기기는 어렵습니다.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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