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국현에 대한 블로고스피어의 반응이 뜨겁다. 시사IN 5호에서는 커버스토리로 문국현을 다루기도 했다. 내가 아는 가장 상식적인 네트워크와 오프라인 매체가 문국현을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단언컨대 문국현에 대한 열광은 현 정치 지도자와 대선 후보에 대한 불만표출 이상이 될 수 없다. 이명박, 정동영 그리고 문국현이란 후보 중에서 가장 흠 없는 사람을 뽑으라면 문국현이다. 그러나 누가 가장 불안한 정국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답변도 문국현이다.
한국의 정치제도는 왕정이나 일당독재가 아닌 정당정치 라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 정당정치의 기반이 지역주의가 됐든 이데올로기가 됐든 세대갈등이 됐든 중요한 건 국회의 동의를 구하지 못하는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걸 지난 5년간 지겹게 봐왔다. 선거 유세 기간을 제외하면 민주정보다 과두정에 가까운 국가 대한민국에서는 정치 세력의 크기가 기본적인 국정 운영 능력을 의미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문국현은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패배한 이해찬, 유시민만큼도 정치세력을 확보하지 못한, 자격 없는 후보다.
물론, 문국현에 대한 지지가 전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불만표출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 어떤 이미지와 어떤 정책이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의사전달 방법에 투표만한 것도 없다. 이번 선거에서 문국현에게 예상보다 많은 표가 모인다면 그것만으로도 차기 정부의 정책과 차차기 정부의 성격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다만, 내가 경계하는 것은 문국현에 대한 막연한 기대이다. 깨끗하고 능력 있으며 가슴까지 따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잘 풀릴 것이란 기대는 비현실적이다. 나는 이렇게 막연한 기대 속에서 우리의 전근대성을 엿본다. 집단 이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 앞서 영웅이 나타나 대한민국을 구해주기 바라는, 주체를 상실한 백성의 마음이 보일 때마다 시민사회 이전의 전근대성이 떠올라 씁쓸하다.
문국현에게 줄 수 있는 거라곤 표 한 장일 뿐이다. 국회와 언론을 장악하라고 총과 탱크까지 옵션으로 딸려 보내지 않는 이상 막연한 기대로 표를 던진 유권자가 선출할 수 있는 대통령은 결과적으로 그가 실망했던 노무현보다 더 노무현 같은 대통령임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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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211.216.52.174/blog/kbsopen_20070905.wma
시간나실때 한번 들어보세요^^
100분이나 되는 음성파일이어서 좀 부담스럽네요. ^^;
님의 글은 "될 사람을 밀어주자"라는 소리처럼 들려요.
어쨌든 님의 지적과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은 해봅니다.
글 잘 보고 갑니다.
어쩌면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누굴 선택하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저조차 아직 결정하지 못했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