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에 읽은 책 가운데 제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 무어냐고 묻는다면 바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장 폴 사르트르의 '지식인을 위한 변명'입니다.


[국내도서] 지식인을 위한 변명
장 폴 사르트르 (지은이), 박정태 (옮긴이) | 이학사 | 2007년 10월


이 책은 일본에서 행한 사르트르의 강연을 묶었으며 강연체 그대로 번역되어 사르트르의 책치고는 딱딱하지 않습니다.

사르트르는 올바른 지식인을 '부유하는 사람'으로 정의합니다. 어느 곳에도 뿌리박지 않기에 누구에게도 빚지지 않는 사유와 실천을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자본의 길잡이가 되어버린 지식인과 심지어 스스로 관료가 되어버린 테크노라트가 판을 치는 오늘날 더욱 유효한 정의입니다.

제가 주목한 건 몸과 마음이 결국 어떤 계급에도 속할 수 없는 지식인의 속성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당시 가장 큰 고민은 '한없이 양심적인 나'라는 이미지와 '현실 세계의 나'의 괴리였어요. 당장 뛰어나가 "사회가 잘못되었으니 다시 한 번 투쟁에 불을 붙입시다."라며 활동하고 싶지만 경제활동을 접을만한 용기는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이런 죄책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었네요. 자기모순을 가진 존재, 그 모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사회 구조와 충돌하는 존재가 지식인입니다. 이건 제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살면 좋을지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벌써 읽은 지 1년이 되어갑니다. 그만큼 기억나는 대목도 줄어들어 아쉽군요. 괜찮습니다. 이 책을 다시 펼칠 날이 오겠죠. 제 선생님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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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아디오스 2009/01/13 2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르트르의 명언들이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저도 챙겨봐야겠습니다.

    • BlogIcon Woong 2009/01/14 09:49  댓글주소  수정/삭제

      연애와 마찬가지로 독서에도 타이밍이 있습니다.
      부디 적절한 타이밍이길 바랍니다. 무조건 재미있는 책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