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 후에 잠시 짬을 이용하여 이외수씨의 "글쓰기의 공중부양"을 읽어보려 책장을 몇 장 넘기다가 그만 덮고 말았다.

책 머리의 글귀 때문이었다.

글이란 무엇인가

글이란 쌀이다. 썰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쌀은 주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글은 육신의 쌀이 아니라 정신의 쌀이다. 그것으로 떡을 빚어서 독자들을 배부르게 만들거나 술을 빚어서 독자들을 취하게 만드는 것은 그대의 자유다. 그러나 어떤 음식을 만들든지 부패시키지 말고 발효시키는 일에 유념하라. 부패는 썩는 것이고 발효는 익는 것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그대의 인품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쌀로 음식을 만드는 것이 작가의 몫이라면 그걸 잘 씹어먹는 것 또한 독자의 몫임을 간과하고 있었다.
글을 잘 써보고자 이 책을 펼치면서 글을 잘 읽을 생각은 하지 못했다.

무의미하게 페이지만 넘기느니 어서 일을 마치고 숙소로 가야겠다.
샤워도 하고 편하게 앉아 이 먹을거리를 즐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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