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소개할 두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 특히 소크라테스에서 시작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철학자인 소크라테스는 골방에서 혼자 연구한 철학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철학을 연구한 사람이 아니라 철학 하는 사람이었지요. 그것도 혼자 하려 하지 않고 아테네 시민 모두와 함께 하려 했습니다. 자신의 철학적 견해를 아테네의 시민들에게 설파하던 소크라테스는 결국 자신의 반대세력들에게 합법적인 죽임을 당합니다. 그리고 수천 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에 대한 해석 방향에 따라 '네오콘'과 '클레멘트 코스'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실천의지가 나타났습니다. 지금 소개할 두 권의 책, '레오 스트라우스'와 '희망의 인문학'은 각각 '네오콘'과 '클레멘트 코스'를 설명합니다.
레오스트라우스 : 부활하는 네오콘의 대부
박성래 저 | 김영사
민주주의에 대한 플라톤의 부정적인 평가는 유명합니다. 자신의 스승 소크라테스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사형 선고를 받은 사실이 크게 작용했겠지요. 그리고 독일계 유대인 정치사상가 '레오 스트라우스'는 플라톤의 저서 '국가'를 기초로 그만의 정치철학을 완성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민주정은 환상에 불과한 정치제도입니다. 대중은 진리에 접근할 자격이 없고 엘리트들이 가르치는 신화나 종교를 도덕적 기초로 삼아 사회를 유지해야 하는 우매한 집단에 불과합니다.
소설처럼 들리는 이야기죠. 책을 읽으며 초반에는 "푸코의 진자냐?"라고 비웃을 수도 있어요. 그러나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입니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좌지우지하는 네오콘의 사상적 기반이 바로 이 '스트라우시즘'이기 때문입니다. 왜 미국은 끊임없는 전쟁을 수행하는지, 어째서 부시는 강한 미국을 그리도 강조하는지, 북한을 지칭한 '악의 축'이란 용어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헛기침에도 흔들리는 대한민국에 사는 우리는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심지어 장정일 씨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레오 스트라우스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합니다."
희망의 인문학
얼 쇼리스 저 | 이매진
네오콘은 민주정의 가능성을 부정하지만 '클레멘트 코스'는 개인에게서 민주정의 가능성을 찾습니다. 인문학 교육을 통한 개인의 정치참여 역량 강화죠. 특히, 빈민에게 대학 수준의 인문학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을 빈곤으로부터 탈출시키고 결과적으로 민주정을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클레멘트 코스'의 핵심입니다. '레오 스트라우스'는 대중에 대한 도덕적 모범의 표본으로 신화와 종교를 제시하지만 '클레멘트 코스'의 창시자 '얼 쇼리스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합니다. "개방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이미 정교가 분리돼 인문학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지 않은가?"
이 또한 소설 같은 이야기죠. 그러나 '클레멘트 코스'는 이미 미국 이외에도 남미는 물론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는 성공적인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마친 빈민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힘은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지는 것'이라는 관념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인문학적 사고의 힘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문학은 곧 문제의식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클레멘트 코스'의 창시자 '얼 쇼리스'와 '레오 스트라우스'의 수제자이자 스트라우스 사상을 대중화시킨 '앨런 블룸'은 대학시절 절친한 친구였다고 합니다. '희망의 인문학'에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레오스트라우스는 블룸교수를 우파로 끌어들였고 세상은 나를 좌파로 인도했다."
제 블로그를 뒤져보니 이 책 두권을 읽고 이런 글을 남긴 적이 있네요.
"그리스 철학을 인간 존재의 관점에서 해석한 집단과 국가 유지의 관점으로 해석한 집단이 있다. 전자는 클레멘트 코스를 만들었고 후자는 네오콘을 형성했다. 인류의 운명이 걸린 이 전쟁에 불참하고 있는 시민은 없다."
좋은 책들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책, 영화, 음악,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파리, 베를린 (0) | 2007/12/03 |
|---|---|
| 프라하 (0) | 2007/11/24 |
| [독서] 희망의 인문학 vs 레오스트라우스 (0) | 2007/11/04 |
| 오늘 들어줘야 하는 노래 (0) | 2007/10/31 |
| 영화 몇 편을 봤다. (0) | 2007/10/28 |
| 새로 구입한 도서들 (0) | 2007/09/11 |



